초등학생이 반포자이를 샀다고요? 정말로요?

문선종
2024-03-31

우리나라는 토건국가라는 수식어가 붙습니다. ‘토건’ 무엇일까요? 토건(土建)은 토목, 건축을 아울러 부르는 표현입니다. 여기서 주요한 것이 바로 ‘아파트’인데요. 독일과 같은 유럽 국가에서는 아파트를 지어서 100년을 사용하지만 우리나라는 짧게는 20년 길게는 30년이 지나면 무너트리고 다시 짓습니다. 재개발이죠. 이런 개발붐이 우리나라를 성장으로 이끌었습니다. 자연스럽게 부동산붐이 왔고, 정부에서는 다양한 부동산 정책을 마련하죠.


부동산 공화국이라고도 불리는 우리의 현주소에서 ‘1등 아파트’ ‘대장 아파트’ 같은 신조어들이 생겨납니다. 뉴스에서는 부동산 시장을 이야기할 때 서울의 특정한 아파트가 등장하며 신고가를 기록했는지 얼마나 떨어졌는지에 대한 지표가 되기도 하죠. 그런데 이러한 문화가 하위로 흘러가 우리 10대들에게 다다랐답니다. 그것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살펴보죠.


초등학생이 ‘반포자이’를 샀다고요?

정말로 그 값비싼 아파트를 샀다는 것이 아닙니다. 저도 놀랐어요. 어떻게 초등학생이 반포자이를 살 수 있다는 거야? 라며 기사를 클릭했는데 아니더라고요. 신조어였습니다. 희귀한 굿즈를 아파트에 빗댄 것이죠. 길을 가다가 희귀 굿즈를 주웠다면 ‘대박! 반포자이 주웠다’라고 할지도 모릅니다.


10대들 사이에서는 당근이나 개인 거래를 통해 포토 카드를 팝니다. ‘강영현 포토 카드 양도합니다. 반포자이 이상 제시해 주세요’라고 하죠. 굿즈 업계에서 아이돌 사진을 명함규격으로 판매해요. 일본에서 희귀한 카드가 몇억에 판매됐다고 하잖아요. 그런 것처럼 굿즈에는 희귀한 것들이 있거든요. 어떤 아이돌 카드를 51만 원에 판매하는 게시글도 보입니다.


엔터테인먼트사에서는 한정판 굿즈를 판매해서 이익을 많이 챙기거든요. 그러면서 희귀한 아이템들이 생기는 것이고요. 우리나라 최고급 아파트 ‘한남더힐’ ‘반포자이’ 이런 언어가 10대들 사이에서 등장하는 것이죠. 우리는 이런 것을 하위문화라고 봐요.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우리의 문화가 언어로 흘러들어왔다는 것이죠. 우리가 이런 문화를 유심히 관찰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현주소는 이런 하위문화를 보면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거든요. 극심한 양극화와 모든 문화에서 만연한다는 것이죠. 물론 세상은 공평하지 않지만, 그런 언어 속에서 우리 아이들은 무엇을 느낄지 자못 궁금합니다.


우리는 여기서 소비문화와 물질 만능주의를 읽을 수 있어요. 이것이 문해력이죠. 아마도 희귀한 카드를 소유하는 것이 성공과 행복의 지표로 여겨질 것이죠. '반포자이'와 같은 고급 아파트는 이러한 소비문화와 물질 만능주의의 상징성을 가져요. 우리 사회의 가치관이죠. 10대들의 문화도 참 많이 변했어요. 우리와는 차원이 다르죠. 희귀한 물건을 소유하는 것이 중요한 행복의 지표가 되어 버린 것이죠. 10대들의 명품 착용도 그런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봐요.


우리는 여기서 어떤 지점에 서야 할까요? 공교육은 참 많이도 무너졌고, 어떠한 가치관을 세운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어요. 이런 이유로 저는 초등학교 6학년 친구들에게 조루즈 페렉의 ‘사물들’을 읽혀줘요. 제롬과 실비를 통해 우리를 들여다보거든요. 희귀한 것을 가지는 것이 진정한 행복일까요? 그 지점에 서게 하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소박한 일이 되어버렸죠. 우리 사회가 앞으로 만들어야 할 담론이기도 해요. 그런데 여기서 물질만능주의를 배척하라고만 하고,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봐요. 오히려 저의 제자들이 희귀한 굿즈를 소비하는 사람이 아닌 그런 것을 창조해 내는 사람이 되길 바라거든요.

결국은 우리가 경제적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고유한 사유로 독특한 브랜드를 창조해야 해요. 따를 것인가? 이끌 것인가? 라는 단순한 두 개의 갈림길에 서본다면 어디를 가겠냐는 거죠. 2022년 개정 교육과정에는 문화를 향유하고, 만드는 부분이 있어요. 저의 수업을 들은 수강생들은 이런 맥락을 이해시키고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존재로 성장하도록 도와요. 그러려고 만든 것이 ‘북클럽다이브’ 거든요. 우리 아이가 희귀한 포토 카드를 산다고 할 때 같이 한 번 고민해 보세요. 그 문화를 존중하고, 읽어보려고 해보세요. 문화(文化)된 것을 해체하는 것이 진정한 문해력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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